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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Recap] Day 2: 파편화된 생태계와 칩셋 전쟁 (3월-4월)

[2025 Recap] Day 2: 파편화된 생태계와 칩셋 전쟁 (3월-4월)

들어가는 글

지난 [Day 1]에서 우리는 2025년 초, 온디바이스 AI와 LAM(Large Action Model)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확인했다. 하지만 3월과 4월, 실제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업계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것은 기술적 통합이 아닌, ‘호환성의 악몽’과 더욱 높아진 ‘생태계의 장벽’이었다.

3월: 윈도우 온 암(Windows on ARM)의 역습과 혼란

3월은 PC 하드웨어 시장의 격전지였다. 수년간 x86 아키텍처(Intel, AMD)가 지배하던 윈도우 노트북 시장에 ARM 기반 프로세서들이 대거 침투했다.

성능은 합격, 호환성은 글쎄

퀄컴을 필두로 엔비디아와 미디어텍까지 PC용 ARM 칩셋 시장에 참전했다. 이 칩셋들은 ‘하루 종일 가는 배터리’와 ‘맥북에 버금가는 전성비’를 무기로 내세웠다. 하드웨어적 성능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에뮬레이션 성능을 개선했다고는 하나, 레거시 앱들의 구동 문제는 여전했다. 특히 개발자들에게는 지옥 같은 시기였다.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NPU를 호출해야 하는데, 인텔의 Core Ultra, AMD의 Ryzen AI, 퀄컴의 Hexagon NPU가 각기 다른 SDK와 최적화 방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NPU 파편화(NPU Fragmentation)’ 현상이 본격화되었다.

4월: 닫힌 정원(Walled Garden)의 성벽 쌓기

하드웨어의 파편화가 PC 시장의 이슈였다면, 모바일 시장에서는 ‘지능의 독점’ 문제가 대두되었다. 애플과 구글은 4월, 각각의 개발자 생태계를 정비하며 서로의 영역을 더욱 견고히 잠갔다.

“우리 AI는 우리 앱에서만”

애플은 봄 이벤트에서 새로운 아이패드 라인업과 함께 로컬 AI 기능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 강력한 기능들은 오직 애플의 기본 앱(메모, 사파리, 키노트)에서만 완벽하게 작동했다.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에게 API를 개방하긴 했으나,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접근 권한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

안드로이드 진영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Galaxy AI’와 구글의 ‘Pixel AI’가 서로 다른 노선을 타기 시작했다. 같은 안드로이드 OS임에도 불구하고, 기기 제조사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AI 기능과 데이터 연동 범위가 달라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사용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고를 때 단순히 하드웨어 스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의 지능(Intelligence)에 내 데이터를 맡길 것인가”를 강제적으로 선택해야만 했다.

엔비디아(NVIDIA)의 독주는 계속되었다

온디바이스 AI가 화두였음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학습용 GPU에 대한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4월, 엔비디아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GPU 라인업의 보급형 모델을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추론(Inference)’ 전용 칩셋 시장의 성장이었다. 학습은 엔비디아가 독점하더라도, 서비스를 돌리는 추론 영역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칩(Custom Silicon)을 도입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시도가 가시화되었다. 아마존, 구글, 메타의 자체 칩셋들이 실제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중이 3월을 기점으로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기술적 회고: 표준의 부재

3월과 4월을 지나며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표준 인터페이스’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ONNX(Open Neural Network Exchange)가 존재했지만, 벤더별로 상이한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모두 포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개발자들은 가장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 하나를 선택하거나, 막대한 리소스를 들여 모든 NPU에 대응하는 코드를 짜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였다.

요약

2025년의 봄은 ‘하드웨어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성능 좋은 칩셋은 넘쳐났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줄 소프트웨어의 리더십은 부재했다. 소비자는 피로감을 느꼈고, 개발자는 야근을 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5월과 6월, 전 세계 개발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양대 컨퍼런스(Google I/O, Apple WWDC)가 다가오고 있었다. 과연 소프트웨어 거인들은 이 파편화된 세상을 정리할 해법을 내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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