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Recap] Day 3: OS의 반격과 오픈소스의 게릴라전 (5월-6월)
들어가는 글
지난 [Day 2]에서 우리는 3, 4월의 하드웨어 파편화로 인한 혼란을 목격했다. 개발자들은 제각각인 NPU와 닫힌 생태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5월과 6월은 전통적으로 개발자 축제의 달이다. 구글 I/O와 애플 WWDC가 연달아 열리는 이 시기, 소프트웨어 거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OS 레벨의 대통합’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 그늘 아래서, 오픈소스 진영은 더욱 날카로운 무기를 갈고 있었다.
5월: Google I/O와 ‘멀티모달 네이티브’
5월 구글 I/O의 핵심 키워드는 ‘Native(태생적)’였다.
텍스트는 이제 그만
구글은 제미나이(Gemini) 차세대 모델을 안드로이드 커널 깊숙이 통합시켰다. 가장 큰 변화는 입력 방식이었다. 텍스트 창에 타이핑을 하는 행위 자체가 구시대적 유물이 되었다.
카메라, 마이크, 화면 터치 제스처가 모두 AI의 입력 소스가 되었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Screen context)을 AI가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별도의 앱 실행 없이 오버레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이 구체화되었다.
그러나 개발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기능은 훌륭했지만, 안드로이드 생태계 특유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명확한 가이드라인(Jetpack AI 등)이 여전히 복잡했기 때문이다.
6월: WWDC25와 ‘Apple Intelligence’의 완성
6월, 애플은 작년에 발표했던 ‘Apple Intelligence’의 완성형을 보여주었다.
프라이버시 클라우드 (Private Cloud Compute)
애플의 해법은 ‘하이브리드’였다. 가벼운 작업은 온디바이스로 처리하고, 무거운 작업은 자체 설계한 서버(Apple Silicon Server)로 보내는 방식을 더욱 고도화했다.
특히, 사용자의 민감한 데이터가 서버에 저장되지 않음을 암호학적으로 증명하는 기술 백서를 공개하며 ‘신뢰’를 마케팅의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데이터 보안에 민감한 기업 시장(B2B)을 정확히 겨냥한 수였다. 시리(Siri)는 이제 앱 내의 특정 버튼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API 연동성이 깊어졌고, 아이폰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 비서’에 가까워졌다.
그늘 속의 반란: 오픈소스 모델의 경량화 혁명
거대 기업들이 OS 장벽을 높이는 동안, Hugging Face와 GitHub를 위시한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모델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다.
Llama 4와 그 아류작들
메타(Meta)가 공개한 Llama 4 시리즈는 충격적이었다. 7B, 8B 사이즈가 주력이었던 전년도와 달리, 3B, 심지어 1B 사이즈의 초소형 모델들이 쏟아져 나왔다.
놀라운 것은 성능이었다. ‘MoE(Mixture of Experts)’ 기술과 정교한 데이터 큐레이션을 통해, 1B 모델이 2023년의 13B 모델 성능을 상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개인 개발자와 중소 스타트업에게 ‘독립’의 기회를 주었다. 비싼 API 비용을 지불하거나 빅테크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도, 라즈베리 파이나 구형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고성능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적 회고: sLLM(Small LLM)의 전성시대
5월과 6월을 기점으로 sLLM(Small LLM)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었다.
- 거대 모델(GPT-5급): 복잡한 추론, 창작, 과학적 발견
- 소형 모델(sLLM): 요약, 번역, 감정 분석, 단순 제어
역할 분담이 명확해졌다. 모든 문제에 거대 모델을 쓰는 것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 되었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sLLM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3~4월에 겪었던 NPU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는 우회로가 되어주었다. (모델이 워낙 가벼워져서 하드웨어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
요약
2025년의 초여름, 시장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OS와 결합하여 극강의 편리함을 주는 빅테크의 AI’와 ‘어디서든 가볍게 돌아가는 자유로운 오픈소스 AI’.
사용자에게는 편리한 감옥이냐, 불편한 자유냐의 선택지처럼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7월과 8월, 이 두 진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급부상하게 된다.